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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영화 2009. 12. 26. 23:39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아바타는 고대 힌두 신앙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아바타는 산스크리트 '아바따라(avataara)'에서 유래한 말로 아바따라는 '내려오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 '아바뜨르(ava-tr)'의 명사형으로, 신이 지상에 강림함 또는 지상에 강림한 신의 화신을 뜻한다.


가까운 미래, 인류는 새로운 자원을 위해 다른 행성 '판도라'로 찾아가게 되고, 현지 원주민인 '나비'족을 만납니다. 판도라 행성에서 인류는 그들의 저항을 받게되고,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들과 같은 모양을 한, 정신은 인간과 연결이 된 '아바타'를 원주민들에게 보내게 됩니다. 간략히 이 정도가 아바타의 줄거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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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바타'가 우리가 던지고 있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다른 문명간의 조우, 우리의 뒤를 돌아봐서 동서양의 조우라는 측면을 살펴봅시다. 갑자기 동서양의 조우라? 뭔가 어색할까요? 하지만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 앞서 말한 줄거리와도 연관되어있습니다. 돈을 위해 나아간 새로운 세상. 그리고 그곳의 원주민. 문명과 이기를 모르는 그들과의 갈등. 어떤가요? 이미 우리는 엄청난 수의 '판도라'를 겪지 않았던가요?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에서, 오세아니아에서 그리고 아메리카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백인과 조우한 '나비'족은 이미 우리의 조상들이었을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나비'족처럼 신비로운 절대자의 개입이 없었던 탓인지 지구에 있었던 '판도라'들은 무참히 짓밟아지고 뭉개지고 말았죠. 영화속에서 인간은 이러한 전적을 미래에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모습에 반대하고 동참하지 않는 인물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대다수의 인간은 '나비'족을 하잘것 없이 여기는 것에는 틀림이 없죠. 실제로 시간이 지나 다른 외계생명체를 만나게 된다면 과연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과거처럼, 그리고 영화에서 묘사한 것 처럼 행동하게 될까요?


아바타에서는 교감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중요하게 등장합니다. '나비'족과 '판도라'의 동물들과의 교감, '나비'족과 '여신'과의 교감 그리고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교감 등 다양한 교감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러한 교감을 할 수 있는 것은 '나비'족 뿐이지 인간은 (제이크도 인간이긴 하지만 '나비'족의 모습을 해야만 이러한 교감이 가능했죠) 이들과 마찬가지로 교감을 하지 못합니다. 진정한 교감이란 무엇일까요? 상대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며, 나의 마음을 맞추고 이러한 것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나비'족과 달리 인간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오로지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익뿐이죠. 이런 자신의 의도로 상대방인 '나비'족, 그리고 더 넓게는 '판도라'행성이 처할 모습을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이익추구에 있어 성가신 장애물로만 여기고 있죠. 근시안인 그들은 결국 대자연적으로 교감을 이룬 '나비'족에게 밀려나고 맙니다. 이는 우리에게 물질적인 가치와 정신적인 가치 중 후자를 더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요? 


또 하나 더 예를 들어보자면 꿈과 현실의 괴리를 들 수 있겠어요. 제이크는 다리를 쓸 수 없는 상이군인입니다. 침대에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어보이고, 클로즈업 된 그의 다리는 비참하리만큼 앙상하기만 하죠. 그러나 그런 그가 아바타와 접속을 하게 되면 양상은 전혀 딴판으로 전개됩니다.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 이 것 하나만으로도 그에겐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심지어 (도움을 주는 토루크와 함께) 자유로이 하늘을 날 수도 있으니, 이는 정말 꿈 같은 세계입니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자유로운 세계. 그리고 비참한 현실. 이런 상황에 닥치게 된다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요? 전적으로 꿈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세상에 푹 빠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러한 스토리들을 생각하다보면 드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장황하게 써내려가봤지만 이러한 줄거리는 이미 많은 곳에서 수 천번도 더 본듯합니다. 멀게 '늑대와 춤을'까지 갈 필요도 없이 '라스트 사무라이'도 떠오르는군요. 이러한 주제는 우리가 한 두 번 생각한 주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영화부문에서만 보더라도 이미 여러번 우리는 비슷한 내용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또, 너무 전형적이라 대충 생각해도 예상되는 제이크의 학습신과 중력이 지구보다 적다는 행성의 사물들이 별다른 설명도 없는 채 지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허술한(?) 설정 그리고 파괴를 막기위한 파괴와 살육을 막기위한 살육이라는 쉬이 어귀가 맞지 않는 모순 등 많은 헛점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장황한 162분의 러닝타임동안 관객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데는, 빼놓을 수 없는 CG의 힘과 감독의 극을 이끌어가게하는 능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의 기술은 관객들의 눈을 잡아떼는데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3D로 구현된 영상 또한 눈을 만족시키며 현 영상기술에 황홀경을 느꼈죠. 한 해 한 해가 지나갈 때마다 발전하는 할리우드의 기술력은 과연 어디까지 진보할 것인지 기대하게 만듭니다. 10년 정도 뒤 영화라면 어디까지 발전할까요? 감독의 극을 이끌어가는 방식에도 합격을 주고 싶습니다. 언급한 것처럼 투박할지 모르는 주제도 여전히 의미있게 관객에게 다가오고 지루할 틈을 가지지 않게 하거든요. 이 영화를 보고 제임스 카메론에게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사실에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p.s
디지털 3D영상으로 관람했는데 가능하면 용산이나 왕십리의 아이맥스에서 보았으면 더 나을뻔 했습니다. 뛰어난, 너무나도 뛰어난 영상미가 작은 스크린에 갇혀있는 모습은 거대한 상어가 작은 수족관에 갇혀있는 모습이랄까요? 이런 영상에는 그에 걸맞는 관람시설이 반드시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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