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els & Demons

드라마 & 영화 2009. 5. 27. 00:09


 

[스포일러를 담을 수 있습니다]


'천사와 악마' 이는 댄 브라운의 소설이며 유명한 '다빈치코드'의 전작이기도하다. 원작 소설이 전세계 45개 언어로 번역될만큼 사랑을 받고, 큰 성공을 거두게되자 곧 영화화에 들어가게 된다. 원작 소설의 순서는 '천사와 악마' 이후에 '다빈치코드'로 이어지지만, 영화로는 반대로 제작되게 된다.
영화 '다빈치코드'는 개봉 첫주에 전세계 흥행 수익 2000만 달러를 달성하면서 역사상 일곱 번째 오프닝 기록을 남겼다. 또한, 2006년 11월 2일에 758,239,851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2006년에 두번째로 높은 수익을 거둔 영화가 되며 큰 인기를 끌게되자 '천사와 악마'도 영화화에 들어가게 되고 2009년 5월 전세계 동시개봉을 하게 된다.

포스터



먼저 책을 접했던 나는 이 작품에 상당한 기대를 했다. 원래 원작 소설을 본 뒤에 나온 영화는 상상이 깨진다는 생각 때문에 잘 보지 않지만, 과연 책에서의 감동을 어떻게 스크린에 옮겼는지 알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의 좋은 점을 꼽자면 영상미를 꼽을 수 있을것이다. 댄 브라운이 책에서 묘사하고자 했던 바티칸시국 곳곳의 모습, 책에서만 보았던 미술품들의 진짜 모습, 그리고 콘클라베의 모습 등을 관객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모습으로 그려낸 것이다. 이 영화의 개봉 이후로 로마와 바티칸의 관광객이 늘 것 같다는 생각도 섵부르지 않은 생각이 될 것이다.

콘클라베를 준비하는 추기경들


또, 영화의 사운드트랙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사운드트랙은 책의 어떤 묘사로도 완벽한 보완을 할 수 없다. 물론, 독자 개인의 감정으로 보완이 될지 모르지만, 사운드트랙은 관객을 영화에 더욱더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천사와 악마'에서는 이러한 사운드트랙이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가령 긴장이 필요한 시점에선 적절한 몰아치기, 웅장한 곡이 필요할 때는 알맞는 곡의 투입 등으로 관객을 최대한 영화에 빠져들 수 있게 잘 도와주는, 눈이 그리고 귀가 즐거운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음악을 맡은 한스 짐머는 익히 잘 알고 있는 영화인 '이집트왕자', '글레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그리고 '다빈치코드'까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재능을 이번 영화에서도 아낌없이 드러냄에 여지가 없다.

배우들의 연기도 짚고넘어갈만하다. 이미 세계적인 명배우인 톰 행크스는 전작인 '다빈치코드'에 이어서 또 로버트 랭던 교수의 역할을 맡았다. 결과론적인 내용이지만, 과연 톰 행크스보다 더 이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속에서 볼 수 있는 교수의 모습은 극을 이끌어나가는데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또 궁무처장으로 나온 이완 맥그리거도 자신이 맡은 이중적인 인물을 표현하는데서,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는데는 무난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들 말고도 전체적인 배우들의 연기는 대체로 나쁘지 않다. 이들의 호흡이 스토리와는 별개로 극에 관객을 끌어들였다면 충분히 성공한 연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완 맥그리거


이 영화는 이렇듯 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평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영화 그 자체를 돌아보면 썩 좋은 평만 내리기엔 버거워보인다. 우선 '천사와 악마'는 독립적인 예술품이 아닌 원작 소설을 지닌 존재라는 점을 기억해봐야한다. 그런데 이러한 점에서 보자면 영화 '천사와 악마'는 그 방향성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영화 제작에 댄 브라운이 Excutive Producer로 참여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책의 내용이 가위질 당해있는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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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과 다르면서 아쉬운점은 가위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심 내용에서도 차이를 보이며 영화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소설 '천사와 악마'의 가장 중요한 모티프 중 하나는 바로 과학과 종교의 대립이다. 과학은 종교에서 설명하는 세상의 시초를 자신의 힘으로 설명하려하고, 종교와 이에따른 갈등을 겪곤한다.

영화에선 앞서 말한 내용과 같은 개연성의 부족이 과한과 종교의 대립 뿐 아니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었을 비토리아 역에 대한 의문또한 가지게한다.

비토리아는 없어도 되지 않았을까?




아쉽다!



이쯤되면 영화의 러닝타임에 불만을 가질법하다. 감독은 도대체 왜 이런 중요한 내용들을 도려내면서 138분의 시간만을 할애한 것인가?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 두 시간 가량으로 스토리를 압축했다면, 원작과 비교한 관객은 상당히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더 잘 만들 수 있는 영화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것이다. 지난 '다빈치코드'를 영화화 했을때도 이와 비슷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천사와 악마'도 결코 만족할만한 영화는 아니다. 훌륭한 유산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던져버린 아이를 보는 기분이랄까?

물론, 영화는 책과 다른 매체이고 일일이 책과 다른 점을 짚어가는 것은 비생산적인 일이 될 수 있다. 또 저자와는 다르게 감독으로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을 맞춰가기 위해 영화를 제작했을 것이므로 이 영화 속에서도 그 뜻을 찾아내는 것이 관객의 자세라 생각한다. 그러나 엄연히 원작 소설의 제목을 따온 영화로서, 그리고 아름다운 전개를 가진 스토리를 지닌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선 상당한 실망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도저도 아닌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닐까하는 아쉬운 점만이 남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천사와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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