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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의 입지

지리 2009. 12. 12. 13:45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투표. 그런 투표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장소로 투표소가 있다. 그렇다면 투표소의 입지를 고르자면 무엇이 있을까? 그냥 내키는대로 아무곳이나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리인으로서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우선 최대한의 투표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입지를 해야한다는 대전제를 두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투표소는 어디에 입지해야 하는 것일까?

먼저 접근성이 용이해야할 것이다. 투표구로 설정된 지역은 대부분 주택가로 이루어져있다.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이 된 유권자들이 있을테니까. 대부분이 도보로 투표소로 이동한다는 가정으로, 일정 투표구의 한 구석에 투표소가 위치한다는 것은 접근성에 있어서 치명적인 결점을 가질 수 있다. 가령 한 인구가 도보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투표를 하러간다면 상당한 불편을 겪고 투표를 고사할 수 있다. 그 인구가 노년층이라면 더욱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

비슷한 내용으로 많은 유동인구가 있는 곳으로 투표소를 설정해야한다. 단순히 지역의 중심점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의 동선에 투표소가 위치하는 점 또한 투표소 이용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투표일이 휴일로 지정된다 하더라도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투표날인데도 출근을 하는 인구를 고려한다면 투표소가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 등의 대중교통시설과 가깝다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물론, 이는 지역의 소득과 출근 패턴에 따라 다를 내용이다. 주로 도보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러 가는 인구가 밀집된 상대적 저소득층이 밀집된 주거지에선 효과적일테지만, 지역구 인구의 대부분이, 투표일을 휴일로 쉴 수 있는 대기업 등 취업률이 높은 상대적 고소득층인 경우 입지의 패턴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여기서 내가 조사한 지역은 다세대 주택, 연립, 저층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으로 전자의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특정 계층에 휘둘리지 않을 장소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등 공공기관, 은행, 유치원, 양로원 등 누구나 갈 수 있는 장소는 더 없이 좋겠지만 교회 등 종교시설은 특정종교 편향의 우려가 있으므로, 아무리 뛰어난 접근성과 많은 유동인구가 있는 지역이라 할지라도 후보에서 제외된다. 또, 장소에 있어서는 투표에 원활한 일정 면적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하는 사항이다.

이렇게 투표소 후보지를 물색하는 동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투표소를 물색하는 일에 이런 체계적인 고려가 있지 못한 채 작업이 이루어져 왔다는 것은 현행 투표소들의 입지가 결코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부터라도 투표소를 선정하는 확립된 체계가 설립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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