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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25 Sound of silver(2007)

별 상관없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처음 이 음반을 받았을 때는 별로 기분이 좋지 못했어요. 나름 큰 마음을 먹고 구매한 해외 직수입반들 중 하나였는데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케이스에 금이간, 아니 심지어 케이스 일부가 깨져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은 상황에서 이를 열어봤죠.

게다가 사실 일렉트로니카라는 장르를 그리 좋아하는 성향도 아니에요. 예전엔 '뿅뿅거리기만 하는 음악에서 무슨 감성을 찾을 수나 있겠어?' 이런 생각을 했던적도 있거든요! 그런데 Sound of silver를 오디오에 걸고 들으면서, 이런 제 생각을 어느 정도는 바꾸는데 성공했습니다.

먼저 전체적인 음반의 분위기를 들어보면 흥겨워요. 몸이 들썩인다고 표현하면 충분할까요? 보컬인 James Murphy의 장난기 가득한 보컬 리딩은 냉정하게 '어디 한 번 놀아보시지?'라는 마음과 함께 팔짱을 끼면서 듣는 저를 놀리는 것 같았으니까요. 또 어딘가 모르게 엉성하고 균형을 못잡은 것마냥 뒤뚱거리는 음색마저도 그 불균형의 미를 갖춘 것 같아요. 거칠고 너저분한 질감의 펑크 록 사운드, 쩡쩡거리는 퍼커션, 노랴와 낭송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보컬의 훅, 강력한 댄스 그루브가 성공적으로 융합되어있다는 평이 적절하다고 해야겠어요.

물론 아까 말한 것처럼 일렉트로니카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팝적인 감수성을 아예 잊은 것만은 아니에요. 그래서 저같은 일렉트로니카에 어색한 사람들도 무난하게 맛보기 정도로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클로징 트랙인 New York, I love you but you're bring me down은 오히려 다른 트랙들과의 이질감에 한 음반에 있는 곡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였으니까요.

아래 보이다시피 각 트랙의 러닝타임은 보통 대중음악에서 보이는 수준과는 거리가 있어요. 그러면서 대중은 James Murphy가 꿈꾼 흐름에 깊고 충분하게 빠질 수 있습니다. 이런 길고 길어보이기만 하는 러닝타임이 지루할 틈새가 안보일 정도니까요. 

Side one
No. Title Length
1. "Get Innocuous!" (Murphy, Tyler Pope) 7:11
2. "Time to Get Away" (Murphy, Pope, Pat Mahoney) 4:11
3. "North American Scum"   5:25
4. "Someone Great"   6:25
5. "All My Friends" (Murphy, Mahoney, Pope) 7:37
6. "Us v Them" (Murphy, Mahoney, Pope) 8:29
7. "Watch the Tapes"   3:55
8. "Sound of Silver"   7:07
9. "New York, I Love You but You're Bringing Me Down" (Murphy, Mahoney, Pope) 5:35

전체적으로 보자면 크게 실망한 음반은 아니에요. 애초에 전작을 듣지 않았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아 그런것일까요? 하지만 그런 비관적인 생각은 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렇게나 늘어있는 음반 사이에서 뽑은 음반이라 생각한다면 평타 이상이라 생각해요. 사실 아직 어색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곧 다가올 신보를 듣고싶다는 생각은 오늘밤에도 여전히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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